사랑과 자비

성경의 아가페(사랑)와 불경의 자비(慈悲)를 비교합니다. 두 전통이 말하는 사랑의 본질을 함께 살펴봅니다.

사랑의 정의

성경

Ἡ ἀγάπη μακροθυμεῖ, χρηστεύεται· ἡ ἀγάπη οὐ ζηλοῖ, ἡ ἀγάπη οὐ περπερεύεται, οὐ φυσιοῦται, οὐκ ἀσχημονεῖ, οὐ ζητεῖ τὰ ἑαυτῆς, οὐ παροξύνεται, οὐ λογίζεται τὸ κακόν, οὐ χαίρει ἐπὶ τῇ ἀδικίᾳ, συγχαίρει δὲ τῇ ἀληθείᾳ· πάντα στέγει, πάντα πιστεύει, πάντα ἐλπίζει, πάντα ὑπομένει.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불경

以慈滅怨,以善滅惡,以施滅慳,以實滅妄

자비로써 원한을 없애고, 선으로써 악을 없애고, 베풂으로써 인색함을 없애고, 진실로써 거짓을 없애라.

비교 해설

고린도전서의 사랑과 법구경의 자비는 모두 '나'를 내려놓는 데서 출발합니다. 바울의 사랑은 자기 유익을 구하지 않는 자기 비움(kenosis)이며, 붓다의 자비는 자아에 대한 집착(아집)을 내려놓을 때 흘러나오는 청정한 마음입니다. 두 전통 모두 사랑을 감정적 충동이 아닌 수련과 의지로 빚어지는 것으로 봅니다.

무조건적 사랑

성경

συνίστησιν δὲ τὴν ἑαυτοῦ ἀγάπην εἰς ἡμᾶς ὁ θεός, ὅτι ἔτι ἁμαρτωλῶν ὄντων ἡμῶν Χριστὸς ὑπὲρ ἡμῶν ἀπέθανεν.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불경

無眼耳鼻舌身意,無色聲香味觸法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코도 없고 혀도 없고 몸도 없고 뜻도 없으며, 빛깔도 없고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고 맛도 없고 감촉도 없고 법도 없다.

비교 해설

기독교의 무조건적 사랑(agape)과 불교의 무연자비(無緣慈悲)는 모두 '조건 없음'을 핵심으로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의 선제적 사랑이 인간의 자격이나 행위와 무관하게 주어지며, 불교에서는 자아와 타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공(空)의 통찰 속에서 자비가 인연(因緣)을 초월하여 흐릅니다. 두 길은 출발점은 다르지만 '조건 없이 모든 이를 향한 사랑'이라는 같은 정상을 가리킵니다.

이웃 사랑과 중생 사랑

성경

δευτέρα δὲ ὁμοία αὐτῇ· ἀγαπήσεις τὸν πλησίον σου ὡς σεαυτόν.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불경

若有無量百千萬億衆生,受諸苦惱,聞是觀世音菩薩,一心稱名,觀世音菩薩即時觀其音聲,皆得解脫

만약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중생이 갖가지 고뇌를 받을 때,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그 이름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은 즉시 그 음성을 살피시어 모두 해탈을 얻게 하시느니라.

비교 해설

예수의 이웃 사랑 계명과 관세음보살의 보편적 자비는 사랑의 대상에 한계가 없다는 점에서 만납니다. 예수는 '이웃'을 '나와 가까운 사람'에서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으로 확장했고, 관세음보살은 '일체 중생'이라는 무한한 자비의 장(場)을 펼칩니다. 두 가르침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긋는 '나의 사람'과 '나의 사람이 아닌 이'의 경계선을 지워버리도록 초대합니다.